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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리뷰

코드 리뷰는 단순히 작성된 코드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절차가 아니라, 개발자 간의 사고 과정과 문제 해결 방식을 공유하는 중요한 협업 과정입니다. 한 사람이 작성한 코드를 여러 사람이 함께 읽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구현 방식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의도와 고민까지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개인의 경험을 팀의 자산으로 확장시키고, 코드 품질과 개발 문화 전반을 함께 성장시키는 기반이 됩니다.

이미 많은 IT 기업들이 코드 리뷰를 개발 프로세스의 핵심 요소로 활용하고 있지만, 그 방식은 팀의 규모나 업무 방식, 조직 문화에 따라 다양합니다. 어떤 팀은 코드 리뷰를 품질 검증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또 어떤 팀은 학습과 토론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코드 리뷰 프로세스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그 팀이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지, 어떤 개발 문화를 지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드 리뷰가 형식적인 절차로 끝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PR을 생성하고 승인만 받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코드 리뷰의 본래 목적은 흐려지고 작성자와 리뷰어 모두에게 부담만 남게 됩니다. 좋은 코드 리뷰는 작성자의 고민이 동료에게 잘 전달되고, 리뷰어는 각자의 시간과 리듬에 맞춰 충분히 맥락을 이해한 뒤 의견을 남길 수 있을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대면 회의에 의존하지 않고도 깊이 있는 논의를 가능하게 하는, 비동기 협업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코드 리뷰의 핵심 목적은 단순히 버그를 찾아내는 데 있지 않습니다. 물론 잠재적인 문제를 사전에 발견하는 것은 중요한 가치이지만, 더 본질적인 목적은 코드에 담긴 선택과 의사결정을 공유하고, 더 나은 대안을 함께 고민하는 데 있습니다. 코드 리뷰는 평가나 검증의 자리가 아니라, 서로의 관점을 존중하며 더 나은 방향을 찾아가는 토론의 장이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코드 리뷰를 더 잘하기 위한 방법들을 PR 작성자와 리뷰어의 관점에서 나누어 정리해보려 합니다. 커밋을 어떻게 나누는 것이 좋은지, PR은 어떤 구조와 크기가 적절한지, 그리고 리뷰어로서 어떤 피드백이 좋은 리뷰인지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PR 작성자를 위한 코드 리뷰 가이드

1. 리뷰하기 쉬운 단위로 커밋을 나누자

코드 리뷰가 어려워지는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는, 변경의 맥락을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러 의도의 변경이 하나의 커밋이나 PR에 섞여 있으면, 리뷰어는 “이걸 왜 바꿨지?”라는 질문을 반복하며 코드를 따라가야 합니다. 이 과정은 생각보다 많은 집중력을 요구하고, 결국 중요한 논점을 놓치게 만듭니다.

커밋은 단순히 작업 이력을 남기는 수단이 아니라, 생각의 흐름을 기록하는 단위에 가깝습니다. 기능 추가, 리팩토링, 네이밍 변경처럼 의도가 다른 작업은 가능한 한 커밋으로 분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나뉜 커밋은 리뷰어가 변경의 목적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고, 각 변경에 대해 더 깊이 있는 질문과 토론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시간이 지난 뒤에 드러납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깃 히스토리를 따라가며 원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의미 단위로 나뉜 커밋은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리뷰를 위한 커밋 분리는 결국 미래의 나와 동료를 돕는 일이기도 합니다.

✔ 커밋 체크리스트

  • 이 커밋은 하나의 의도를 설명할 수 있는가?
  • 커밋 메시지만 보고 어떤 변경인지 유추할 수 있는가?
  • 리뷰 시 이 커밋만 따로 봐도 이해가 가능한가?

2. PR은 작을수록, 명확할수록 좋다

PR이 커질수록 리뷰의 난이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갑니다. 파일 수가 많아지고 변경 범위가 넓어질수록, 리뷰어는 모든 코드를 동일한 집중도로 보기 어려워집니다. 결국 “전체적으로 한 번 훑고 승인” 같은 리뷰가 되기 쉽고, 이는 리뷰의 가치를 크게 떨어뜨립니다.

그래서 PR은 리뷰 가능한 크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의 PR에는 하나의 핵심 주제만 담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작업 범위가 크다면, 커밋을 나누는 것을 넘어서 PR 자체를 여러 개로 분리하는 것도 충분히 좋은 선택입니다. 특히 리뷰를 통해 토론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그 변경이 묻히지 않도록 PR을 나누는 편이 더 효과적입니다.

작은 PR은 리뷰어의 심리적 부담도 줄여줍니다. “이거 언제 다 보지?”라는 생각 대신, “지금 이 정도면 볼 수 있겠다”라는 인상을 주는 것만으로도 리뷰 속도와 참여도는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 PR 크기 체크리스트

  • 이 PR에서 가장 중요한 변경은 무엇인가?
  • 굳이 지금 함께 머지하지 않아도 되는 변경은 없는가?
  • 리뷰어가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 분량인가?

3. PR 설명은 코드보다 먼저 읽힌다

리뷰어는 보통 코드를 보기 전에 PR 제목과 설명을 먼저 읽습니다. 이때 맥락이 잘 정리되어 있으면, 코드를 읽는 속도와 이해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반대로 설명이 부족하면, 리뷰어는 코드 속에서 배경을 추측해야 하고 그만큼 피로도가 쌓입니다.

좋은 PR 설명은 “무엇을 바꿨는지”보다 “왜 바꿨는지”를 잘 전달합니다. 어떤 문제가 있었고, 어떤 선택지들이 있었으며, 그중 왜 이 방식을 선택했는지를 공유해 주세요. 이렇게 작성된 PR은 리뷰를 단순한 코드 검사에서 벗어나, 의사결정에 대한 토론의 장으로 만들어 줍니다.

또한 리뷰 포인트를 명시적으로 적어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고민이 많았던 부분이나 확신이 없는 지점을 짚어주면, 리뷰어는 그 부분에 집중해 더 밀도 있는 피드백을 줄 수 있습니다.

✔ PR 설명 체크리스트

  • 변경 배경과 해결하려는 문제가 명확한가?
  • 주요 변경 사항을 한눈에 볼 수 있는가?
  • 특별히 리뷰 받고 싶은 포인트가 드러나는가?

4. 리뷰 요청 전, 최소한의 검증은 작성자의 몫이다

리뷰 요청은 “이 코드가 동작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빌드가 깨져 있거나 테스트가 실패하는 상태의 PR은, 리뷰어를 토론 상대가 아닌 디버깅 담당자로 만들게 됩니다. 그러면 리뷰는 본질에서 벗어나고, 서로에게 피로만 남게 됩니다.

물론 완벽한 코드를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최소한 작성자가 직접 실행해보고, 주요 시나리오를 확인했다는 신뢰는 필요합니다. 기본적인 테스트와 동작 확인이 끝난 PR일수록, 리뷰어는 구조나 확장성, 유지보수성 같은 더 높은 수준의 피드백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좋은 코드 리뷰는 준비된 PR에서 시작됩니다. 리뷰 요청 전에 한 번 더 점검하는 습관은, 리뷰의 질뿐 아니라 팀 전체의 개발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려 줍니다.

✔ 리뷰 요청 전 체크리스트

  • 빌드와 테스트는 모두 통과했는가?
  • 정상 동작을 직접 확인했는가?
  • “이 상태로 머지돼도 된다”는 기준을 스스로 만족하는가?

리뷰어를 위한 코드 리뷰 가이드

리뷰어는 단순히 코드를 검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코드 리뷰의 분위기와 깊이를 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같은 PR이라도 어떤 리뷰어를 만나느냐에 따라 리뷰는 학습의 기회가 될 수도 있고, 형식적인 절차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좋은 리뷰란 많이 지적하는 리뷰가 아니라, 작성자가 다음 선택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 리뷰라고 생각합니다.


1. 코드를 고치기 전에, 의도를 먼저 이해한다

리뷰를 시작하자마자 “이건 이렇게 바꾸는 게 낫지 않나요?”라고 말하고 싶어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작성자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하려는 시도입니다. PR 설명과 커밋 메시지를 충분히 읽고, 코드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부터 파악해보세요.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피드백은 종종 엇나간 조언이 됩니다. 작성자의 제약 조건이나 배경을 모른 채 던진 개선 제안은 실제로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섣불리 고치라고 말하기보다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 체크 포인트

  • 이 코드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무엇인지 이해했는가?
  • 작성자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설명할 수 있는가?
  • 고치기 전에 “왜 이렇게 했을까?”를 한 번 더 생각해봤는가?

2. 지적보다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좋은 리뷰는 단정적인 표현보다 질문에 가깝습니다. “이건 별로네요”보다는 “이 부분을 이렇게 구현한 이유가 있을까요?”가 훨씬 건강한 리뷰입니다.

질문은 작성자에게 방어적인 태도를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고민의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때로는 작성자가 미처 설명하지 못한 배경이 드러나기도 하고, 반대로 리뷰어가 놓친 제약 조건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이 과정 자체가 코드 리뷰의 중요한 가치입니다.

물론 명확한 문제라면 직접적인 피드백도 필요합니다. 다만 그 경우에도 “틀렸다”가 아니라, “이렇게 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식으로 맥락을 함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체크 포인트

  • 이 피드백은 질문으로 바꿀 수 있는가?
  • 정답을 말하고 있는가, 고민을 유도하고 있는가?
  • 상대가 왜 그렇게 했는지 설명할 여지를 주고 있는가?

3. 모든 걸 고치려 하지 않는다

리뷰를 하다 보면 개선하고 싶은 포인트가 계속 눈에 들어옵니다. 네이밍, 포맷, 구조, 성능, 스타일 등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은 끝이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한 번의 PR에서 다 고치려고 하면, 리뷰는 금세 부담스러운 일이 됩니다.

그래서 리뷰에서는 중요도를 구분하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반드시 고쳐야 하는 문제인지, 지금은 넘어가도 되는 개선 사항인지, 단순한 취향 차이인지를 스스로 한 번 더 점검해보세요. 꼭 필요한 피드백에는 명확한 이유를 적고, “나중에 개선해도 될 것 같다”는 의견은 가볍게 코멘트로 남기는 것도 충분히 좋은 리뷰입니다.

✔ 체크 포인트

  • 이 피드백은 지금 반드시 반영되어야 하는가?
  • 기능이나 안정성에 영향을 주는 문제인가?
  • 이 PR의 목적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가?

4. 맥락 있는 피드백을 남긴다

“이렇게 바꾸세요”라는 리뷰보다 “이렇게 바꾸면 이런 점에서 더 나아질 것 같아요”라는 리뷰가 훨씬 도움이 됩니다.

리뷰어의 경험이나 과거 사례를 간단히 공유해도 좋습니다. 왜 이런 방식을 선호하는지, 비슷한 상황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덧붙이면, 작성자는 단순히 수정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배울 수 있습니다. 코드 리뷰는 정답을 전달하는 시간이 아니라, 생각의 기준을 공유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 체크 포인트

  • 이 피드백의 이유가 충분히 설명되어 있는가?
  • 작성자가 “왜”를 이해할 수 있는가?
  • 단순 수정 요청이 아닌 학습 포인트가 있는가?

5. 리뷰는 ‘승인’이 아니라 ‘대화’다

코드 리뷰의 끝은 승인 버튼이지만, 그 과정은 대화에 가깝습니다. 리뷰어의 의견이 항상 정답일 필요도 없고, 작성자가 모든 피드백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며 더 나은 선택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의견이 갈릴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누가 맞느냐를 가리기보다는, 어떤 선택이 지금 상황에 더 적합한지를 함께 고민하는 편이 훨씬 생산적입니다. 이런 경험이 쌓일수록 코드 리뷰는 부담이 아니라, 팀 전체의 실력을 끌어올리는 도구가 됩니다.

✔ 체크 포인트

  • 이 리뷰는 대화를 열고 있는가, 닫고 있는가?
  • 상대의 의견을 바꿀 여지를 남기고 있는가?
  • “이해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만들고 있는가?